“모든 것이 한결같다.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죽음 같다. 산을 오른다고 상상하지만 사실은 꾸준히 산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산을 오르는 만큼 삶은 내 밑으로 떠내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본문에서
러시아를 대표하는 문호이자 전 세계 사람들의 삶과 가치관에 심오한 영향을 끼쳐 온 작가 레프 톨스토이의 중편 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거대한 영지를 소유한 지주, 빈농을 구제하기 위해 모든 재산을 내놓은 자선가, 환락에 취한 탕자, 심오한 진리를 탐구한 구도자 등 서로 상반되는, 심지어 모순되는 여러 면면을 지닌 톨스토이의 삶은 그 누구보다 다사다난했고, 또 그만큼 충만했다. 이토록 굴곡진 그의 인생에서도 특히 결정적 사건이 있었으니, 이른바 1869년 아르자마스 여관에서 맞닥뜨린 임사 체험이다. 일찍이 그는 이전부터 형제와 친지의 연이은 사망(맏형의 죽음 탓에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