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야 미친다
조선 지식인의 내면 읽기
정민
푸른역사 · 2004년 4월 3일
7.9예스24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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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박지원, 허균, 정약용, 이덕무, 홍대용 등 당대 대표적 마이너들을 사로잡았던 광기와 열정을 탐색하며 그들의 내면을 펼쳐보인다. 18세기 조선의 지식인들에게 '마니아적 성향'은 시대적 추세였다. 이덕무는 책에 미쳤으며, 바다 생물에 미친 정약전은『현산어보』를 남겼다.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했던, 미치지 않고선 이룰 수 없었던 그들의 열정적 생애.
줄거리
3부 - 일상 속의 깨달음
고수(高手)들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 그들의 눈은 남들이 다 보면서도 보지 못하는 것들을 단번에 읽어낸다. 핵심을 찌른다. 사물의 본질을 투시하는 맑고 깊은 눈, 평범한 곳에서 비범한 일깨움을 이끌어내는 통찰력이 담겨 있다.
[ 연기 속의 깨달음 - 이옥과 박지원의 소품산문]
이옥의 과 박지원의 , 두 글 모두 절집에서 연기를 화두삼아 스님들과의 문답을 적은 글이다. 이옥은 담배를 사랑한 나머지 담배의 역사를 정리할 만큼 담배에 벽이 있었던 인물이다. 에서도 담배를 소재로 법문을 펼치는데, 장난삼아 쓴 것 같지만 불교의 연기설에 대한 비판을 담은 일장 논설이다. 박지원은 관재라 이름붙인 벗의 집을 위해 글을 써주면서, ‘헛것을 보지 말고 제대로 보라’는 일침을 담았다. 두 글 모두 장난투가 배어 있지만 행간에 만만찮은 내공이 느껴진다.
[그림자놀이 -이덕무와 정약용의 산문]
그림자는 삶의 그늘이다. 그림자는 허상일 뿐이지만 실체가 드리우지 않고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덕무와 정약용이 이 그림자를 소재로 글을 남겼다. 슬픈 광경도 있지만, 읽는 이가 함께 환해지는 그림자놀이도 있다. 두 사람은 그림자를 통해 남들이 다 보면서도 보지 못하는 것들을 단번에 읽어낸다. 핵심을 찌르는 통찰력이 빛을 발한다.
[천하의 지극한 문장 - 홍길주의 이상한 기행문]
홍길주는 이렇게 말한다. “문장은 다만 책 읽는 데 있지 않다. 독서는 단지 책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상의 자질구레한 일들이 모두 독서다” 그가 두 번의 여행을 소재로, 한편의 훌륭한 문장론을 완성하였다. 아주 같다고 해도 안 되고, 같지 않다고 해도 또한 안 되는 것이야말로 천하의 지극한 문장이라 했다. 여행과 문장 작법은 전혀 관계없을 것 같은데 따지고 보니 다를 것이 하나 없었다.
[신선의 꿈과 깨달음의 길 -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에 관한 허균의 생각]
허균은 의 작가로 유명하다. 같은 글도 그의 개혁사상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허균은 마음공부와 관련된 글도 많이 남겼다. 또 도사 남궁두의 수련과정을 적은 소설 은 오늘날 단학 수련하는 사람들이 교과서로 삼을 만큼 정심한 연단이론을 섭렵하고 있다.
[세검정 구경하는 법 - 정약용의 유기 세 편]
정약용이 30대 초반 서울 명례방에 살 무렵에 지은, 벗들과의 노님을 적은 글 세편을 모았다. 강진 유배시절의 글들과 달리 젊은 날 그의 글에는 생동하는 삶의 활기가 느껴진다. 친구들과 수종사에 올라 술잔을 나뉘며 노니는 그의 가슴에는 청운의 꿈이 가득했을 것이다. 또 마른번개가 우르릉거릴 때 동무들을 부추겨 세검정에 나서는 그의 모습에서, 아직 드러나지 않은 사물의 핵심을 꿰뚤어 보는 뛰어난 안목이 느껴진다.
책 정보
- ISBN9788987787848
- 쪽수336쪽
- 판매 상태판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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