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호킹의 연구실에 뛰어든 한 인류학자의 다채로운 연구실 관찰기이자 장애와 돌봄, 인간-기계 관계, 창의성과 협업, 자율성과 의존에 관한 독창적인 민족지
휠체어를 탄 몸에 갇혀 있지만 우주의 가장 먼 곳을 여행하는 경이로운 지성. 스티븐 호킹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이다. 스물한 살에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을 진단받고, 1985년 기관 절개 수술 이후에는 목소리마저 잃었지만 그는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가 되었다. 언론과 대중매체는 그를 ‘물질을 뛰어넘은 정신’이라 묘사하며 갈릴레오와 뉴턴, 아인슈타인의 계보에 위치시킨다. 그렇게 호킹은 순수한 정신의 세계에서 무심하게 관찰과 계산을 수행하는 ‘완벽한 과학자’, 즉 거의 ‘육체 없는 존재’가 된다.
실제로 호킹의 몸은 움직일 수도, 말할 수도, 손으로 방정식을 쓰거나 다이어그램을 그릴 수도 없다. 그럼에도 그는 이론을 만들고, 논문과 책을 출판하고, 강연을 하고, 학생들을 지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