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옥 시인의 시집 『그늘의 방식』에는 오래 살아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깊고 따뜻한 눈빛이 있다. 평생 공직에서 주민을 위해 봉사하며 삶의 현장을 가까이 지켜본 시인은 거창한 관념이나 화려한 수사 대신, 고인돌의 침묵과 한 끼의 저녁밥, 어머니의 기저귀, 꽃과 열매, 강물과 바람처럼 작고 평범한 것들에서 삶의 참모습을 발견한다.
그의 시선은 대상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시적 대상을 거울삼아 자신을 돌아보고, 세속적인 욕망과 허상을 하나씩 내려놓으며 ‘비움’의 지혜에 이른다. 그리고 그 비움은 다시 낮고 보잘것없는 존재들을 품는 연민과 사랑으로 확장된다. 일상의 사소한 장면에 유머와 해학을 더하면서도 그 속에서 인간의 존엄과 관계의 소중함을 길어 올리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목차
그늘의 방식 /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고인돌
고인돌 가을을 품다 가을을 빚다 물결 나의 별 장사도의 봄 하모니카를 부는 촌장 구절초 대봉감 데이지 꽃밭에서 능소화 가시연꽃 빈 집
제2부 함께 먹는 저녁밥
함께 먹는 저녁밥 아내의 바다 깨달음 아내의 새벽 기도 먼지를 닦다 농부의 새벽길 목욕탕에 간다 기저귀 사랑의 기척 밥 한 끼 그늘의 방식 똥을 누다가 도깨비 방울 칠십령을 넘으며 버려진 의자 배변의 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