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 잦으면 그리움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인가. 새파랗던 들판이 황금색으로 변하고, 추수를 끝내고 덕석을 둘둘 말았다. 겨울의 들판엔 벼 밑둥치만 지난 흔적을 여실히 말해주고 있다. 비록 삭벌이 삭막을 잉태했지만, 또 다른 운치를 배치했다. 찌지직찌지직 얼음 갈라지는 소리가 그런대로 들을 만했다. 이렇게 한 발 한발 디디면 침묵의 공간을 발시럽지 않게 걸을 수가 있었다. 그래 저 논이 그때 숙이와 땡볕에 피 몇 포기를 뽑아 들고 환호하던 환희의 논이었다. 이제 다 어디에? 인몰의 들판을 떠올리면 그 아련함에 온몸이 경련하다 못해 속울음을 울 수밖에 없었다. 영대교, 춘추원 옛 이름 그대로다. 아마 숙이는 다리를 걷고 오르막길을 올라가려면 힘들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슬픔의 가닥이다.
책 정보
출판사지식과감성#
출간2026년 9월 23일
ISBN9791139234817
쪽수238쪽
판매 상태판매중
COMMENTS한마디
/ 5
별점 (선택)
0 / 500
아직 한마디도 없습니다. 첫 한마디를 남겨 보세요.
아직 답글이 없습니다.
컬렉션에 담기
아직 만든 컬렉션이 없습니다.
순위·도서 정보 출처 — 예스24 · 이 화면의 구매 링크는 예스24로 연결되며, 제휴 활동으로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