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걷다가 멈추고, 멈춘 자리에서 다시 세상을 바라본다. 이 시집은 삶의 길 위에서 만난 사람과 사물, 계절과 기억을 천천히 들여다본 시집이다. 강물은 지나간 시간을 품고, 한 잔의 차에는 흙과 불의 온기가 남아 있으며, 오래된 문장 사이에서는 사람의 웃음이 다시 걸어 나온다.
이 시집에서 걷는다는 것은 단순히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아니다. 때로는 멈추어 서는 일이고, 지나온 길을 돌아보는 일이며, 곁에 있는 작은 것들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다. 그래서 시인은 묻는다.
“오늘은 여기까지 걸을까.”
그 말은 포기의 말이 아니다. 더 멀리 가기 위해 잠시 걸음을 늦추는 사람의 말이다. 삶을 서둘러 결론 내리지 않고, 아직 남아 있는 시간의 결을 만져보겠다는 말이다. 이 시집은 그렇게 한 걸음 늦춘 자리에서 발견한 것들에 관한 기록이다.
목차
추천의 글 편집장의 말
제1부 길을 나서다 주전자 차 한 잔 차 한 모금 사십오 센티미터 같은 속도 한 걸음 길 동행 떡국 2월은 입춘의 옷자락 봄은 시를 쓴다 봄이 온다 서걱서걱 겹꽃 앞에서
제2부 사물이 말을 걸다 달항아리 방 안의 달 먼지 청소 메모지 지갑 거울 앞에서 시계추 벽 빛 하나 불씨 버들가지 개나리 동백 진달래 목련 1 목련 2 목련 꽃잎차 벚꽃 벚꽃길 창밖
제3부 사람이라는 풍경 아버지는 강물이었다 밀짚모자 부모라는 큰 나무 아래 딸은 딸기 초승달 파파로이드의 꿈 손녀의 우주 손녀의 프러포즈 아홉 번째 숟갈 생일 모이자 안부 그대 그리고 나 지층(地層) 외로움을 읽다
제4부 시간이 깊어지는 자리 강물의 발자국 나이테 물속의 별 연등길 따라 연등을 접어 흰쥐와 검은쥐 밤과 낮 사이 거두지 않는 밤 천천히 건너는 밤 소리 잃은 오후 권태의 시 두 개의 손 추방 잠든 짐승 몸이 먼저 안다 길은 사람을 잊는다 사월의 이름 바람의 지각 오월의 책갈피 살아 있는 자를 위한 노래
제5부 시는 다시 사람에게 월요일이 은퇴하다 자력(磁力)의 시학 민용태 시학 시는 서른여섯 살 오래 남는 눈빛 일상의 바다 앞집은 공사 중 브로마이드 새벽 일곱 시 공주의 진화 아디아포라(adiaphora) 몸에 남는다 몸으로 돌아온다 달빛(Ayla) 틈 금 춤 빈 의자 내 안의 문학관 병아리 시학
시인의 메모 시집을 읽고
책 정보
출판사지식과감성#
출간2026년 10월 1일
ISBN9791139235050
쪽수162쪽
판매 상태예약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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