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깨며 깨달았다. 달아나고 싶었던 그 세계를 재현하고 다시 망가뜨림으로써 계속 달아나고 있었다는 것을.”
보이지 않는 일상의 윤곽을 비틀고 무너뜨려 나를 가둬두고 있던 틀에서 벗어나기
“문장의 솜씨와 일관성 있는 색채, 예민한 감수성을 무기로 가장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는 심사평과 함께 장편소설 『거짓말』로 제20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고, 미디어 속 실존 인물의 삶을 사려 깊은 시선으로 재조명하는 팩션 『레이디 맥도날드』를 비롯해 음식에 대한 깊은 조예가 담긴 여러 산문집을 통해 꾸준히 독자와 만나온 한은형이 십일 년 만에 두번째 소설집을 선보인다. 첫 소설집 『어느 긴 여름의 너구리』(2015) 이후 한층 깊어진 문제의식으로 벼려낸 이번 소설집에는 오늘날 현대사회의 주요 화두와 얽혀 있는 다채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