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이면 위험하다. 밖으로 내보내면 더 위험하다. 그런데 이미, 그가 돌아올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돌이킬 수 있는』의 여운을 잊지 못한 당신에게, 더 위험하고 애틋한 관계가 온다.
당신이 『돌이킬 수 있는』에서 사건의 진실을 좇다가, 끝내 한 사람을 놓지 못하는 마음에 붙잡혔다면. 백지구의 장편소설 『하드보일드 세븐』은 그 먹먹한 감성을 잇는 또 하나의 이야기다. 초능력으로도 뜻대로 할 수 없는 마음, 함께한 시간이 쌓일수록 더 간절해지는 한 사람. 이번에는 그 애틋함이 최면술사와 연하 킬러의 위험한 동거 속으로 들어온다.
살인에는 능숙하고, 선배에게는 지나치게 다정한 남자. 그 남자의 정신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으면서, 정작 다정한 말 한마디에는 속수무책인 또 다른 남자. 자신을 죽일 수 있는 남자가 식사를 차리고, 곁에 머물 이유를 만들어낸다. 위협과 애정이 번갈아 오는 것이 아니라, 같은 얼굴로 함께 온다.
시작은 쏟아진 카페라테 한 잔이다. 6월의 시부야, 최면술사 아카미 아키라는 자신과 부딪히고도 사과하지 않은 남자에게 작은 복수를 한다. 자신을 마음 깊이 존경하라는 명령. 그런데 스물일곱 살 닛코 마사요시는 그 말을 너무 잘 듣는다. 오만하던 얼굴은 호감으로 풀리고, 거칠고 낮은 목소리는 선배를 부를 때마다 부드러워진다. 문제는 그가 살인청부업자라는 것. 더 큰 문제는 아카미의 최면으로도 그의 기억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닛코는 자신이 조종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래도 아카미의 후배로 남고 싶다. 버리지 말아달라며 울먹인 뒤, 최면이 풀리면 반드시 아카미를 죽일 것이라고 말한다. 두 말 모두 진지하다. 최면의 지속 시간은 길어야 사흘. 아카미는 살아남기 위해 이 위험한 남자와 계속 눈을 맞춰야 한다.
그러나 닛코는 순종적인 인형이 아니다. 그는 선배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어떤 말에 약해지는지 읽어내며, 선배 쪽에서 자신을 원하게 만들 계획을 세운다. 아카미 역시 점점 명령하지 않고 물어보고, 돌아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게 된다. 목숨을 지키려 시작한 관계가, 목숨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욕심으로 번진다.
도쿄의 범죄 세계를 가로지르는 액션, 한 끼의 메뉴를 두고 벌이는 실랑이, 날 선 심리전과 뜻밖의 질투. 위험한 연하남에게 끌렸다가, 서툰 연상남의 마음 앞에서 발이 묶인다. 다정한 장면을 하나씩 모을수록 쉽게 떠날 수 없어진다. 두 사람도, 이들을 읽는 독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