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학자 홍윤표 교수는 2000년대 초부터 국어 및 한글 관련 유물들을 직접 조사, 연구하여 문화재로 지정하는 일을 추진해 왔다. 그가 주목한 것은 당시까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 않은 자료 중에 국어나 한글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예컨대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석보상절』이나 『월인석보』 같은 문헌은 한글로 쓰여졌을 뿐이지 내용적으로는 국어나 한글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문화재다), 그리고 국민들의 언어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주로 근대 시기의 자료들이었다.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나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에 이러한 자료들이 문화재로 지정되어야 한다고 역설할 때마다 그는 “국어는 우리나라 무형문화재 특호이고, 한글은 우리나라 유형문화재 특호이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지속적인 노력 끝에 홍윤표 교수는 지금까지 12가지 유물을 문화재로 지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26년 10월 9일,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국어 문화재 한글 문화재』는 저자 홍윤표 교수가 조사, 연구한 국어 및 한글 관련 생활사 유물 14가지를 소개하는 책으로, 이 중 12가지는 저자의 노력으로 현재 보물 또는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 책은 우리말, 우리글의 역사를 ‘문화재’라는 새로운 시선으로 돌아보게 하는데, 무엇보다도 국어 및 한글 문화유산의 범위를 ‘오래되고 희귀한 문헌’에서 ‘우리말, 우리글을 배우고 쓰고 전해 온 삶의 기록’으로 넓혔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1536년 세워진 한글 영비(靈碑)부터 『말모이』와 『조선말큰사전』 원고, 문자 보급 교재와 한글 타자기, 한글 점자(點字)와 한국어 수화사전(手話辭典)까지, 이 책에서 소개하는 14가지 문화유산들을 통해 한글이 어떻게 기록, 정리, 보급되어 왔는지 그 역사의 면면들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목차
머리말
한글 영비(靈碑) - 한글로 쓴 가장 오래된 묘비 묘비에 새겨진 한글 30자 종이·돌·나무·금속에 쓰인 최초의 한글 한글 영비가 들려주는 16세기 한글 생활의 단면
『말모이』 원고 - 우리나라 사람이 엮은 첫 우리말 사전의 자취 끝내 출간하지 못한 첫 우리말 사전 『말모이』는 왜 편찬하려 했을까? ‘말모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태어났을까? 남아 있는 『말모이』 원고 한 권, 무엇이 담겨 있을까? 『말모이』 이전의 사전 편찬 미완성 원고가 보물로 지정된 까닭
『조선말큰사전』 원고 - 조선어학회 학자들의 우리말 사랑과 독립 염원 원고의 발견과 보존 현황 사전 편찬, 시작에서 완간까지 원고와 출간된 사전은 얼마나 같을까? 원고로 남은 우리말과 독립운동 역사의 단면
『국문연구안(國文硏究案)』 - 한글에 관한 최초의 체계적인 연구 국가에서 한글을 연구하기 시작하다 『국문연구안』 일곱 권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나?
일제강점기 문자 보급 교재 - 민족의식 고취를 위한 문화독립운동 일곱 가지 문자 보급 교재, 서로 어떤 관계일까? 「한글원번」, 한 장으로 배우는 한글 『한글원본』, 누구나 쉽게 배우는 한글 『문자보급교재』(1936), 1934년 판의 개정판 『한글공부』, 학생계몽대의 한글 교재 『문자보급교재』(1934), 한글과 산수를 함께 배우다 『신철자편람』, 새로운 철자법을 알리다 『일용게수법』, 생활에 필요한 산수를 가르치다 일제강점기, 문자 보급 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문자 보급 교재의 가치
『국한회어(國漢會語)』 - 우리나라 사람이 엮은 최초의 국어 대역(對譯) 사전 개화기가 낳은 첫 국어 대역 사전 『국한회어』 두 권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나?
『국어문법(國語文法)』 원고 - ‘한글맞춤법통일안’의 초석이 된 주시경의 친필 원고 친필로 남은 『국어문법』 76장 원고에 남은 교정과 검열의 흔적
『국문정리(國文正理)』 - 우리나라 사람이 지은 최초의 한국어 문법 책 표지부터 관허판권지까지, 『국문정리』의 모습 서문과 본문 그리고 저자, 『국문정리』는 어떤 책인가? 국립한글박물관 소장 『국문정리』가 문화재로 지정되어야 하는 이유
『전보장정(電報章程)』 - 한글 코드의 원류가 된 최초의 전신(電信) 규정 전보장정, 한글 기계화의 첫걸음 한글 모스부호는 누가 만들었을까?
송기주 한글 타자기 - 실물로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한글 타자기 한글 타자기, 초창기의 풍경 송기주, 한글 타자기를 실용의 단계로 끌어올리다 광고와 설명서를 겸한 ‘송기주 한글 타자기’ 설명서 한글 타자기, 한글 기계화와 정보화의 초석
공병우 한글 타자기 - 처음으로 대중화에 성공한 과학적인 한글 타자기 한글 자판 표준화에 이바지하다 초성·중성·종성을 자판에 옮긴 세벌식 한글 타자기
『조선말 독본 첫 책』과 『조선말 교과서 둘째 책』 - 독립군이 해외에서 편찬한 개혁적인 우리말 교과서 『조선말 독본 첫 책』, 해외에서 우리말을 가르치다 『조선말 교과서 둘째 책』, 배움의 길로 한 걸음 더 나아가다 두 교과서에 담긴 한글 개혁과 독립의 꿈
‘훈맹정음(訓盲正音)’ 관련 문화재 - 한글 점자, 시각장애인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박두성, 시각장애인을 위해 한글 점자를 고안하다 송암박두성기념관에 남은 ‘훈맹정음’의 흔적들 국립한글박물관에 남은 박두성의 친필 원고들 만들고 찍고 가르쳐 온 ‘훈맹정음’ 관련 문화재의 가치
『수화』 - 청각장애인의 입이 되어 준 최초의 한국어 수화사전 표지부터 편집후기까지, 『수화』는 어떤 책인가? 『수화』는 사전인가, 단순한 수어 모음인가? 1963년의 『수화』, 오늘날 수화사전의 바탕이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