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안정, 팽창과 소멸, 선망과 도망 데칼코마니처럼 서로를 반영하면서도 어긋나는 서울과 서울 밖 그 혼합 세계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
성해나, 이기호, 김현, 현호정, 임선우, 김화진 등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여섯 명의 작가가 서울 아닌 서울 그 바깥을 바라본 기록을 모았다. 서울 바깥에서 살아가면서도 서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한국적 숙명, 서울을 거치지 않고서는 충분히 질문되지도, 설명되지도 않는 비서울 삶의 모습을 담은 『서울 밖 감정』은 소설가, 시인의 유려한 문장이 실린 문학 에세이면서 ‘서울에 살지 않지만 서울에 사는 느낌’이라는 커다란 공감대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내밀한 일기장이자 예리한 현상 보고서다. 여섯 작가가 진솔하게 적어 내려간 서울 안팎의 이야기들은 선망과 질투, 일치감과 위화감, 설움과 애착처럼 독자 개개인의 내면에 독립적으로 존재했던 사적 감정들을 연결하며 그것들이 실은 우리 모두를 아우르는 공적 감정이었음을 드러낸다.
1970년대생부터 1990년대생까지 포진한 작가진은 각기 다른 세대와 시대의 틀을 통해 서울을 다각도로 살피며 책의 내용에 깊이를 더한다. 여섯 작가는 10대 시절 ‘인서울’ 대학을 꿈꾸며 미지의 경쟁률에 떨었던 과거와 돈이 ‘더 없어’ 서울 떠나 파주로 이주한 현실, 겨울이면 결로 탓에 노트북 자판 위로 물방울이 떨어지거나 옆 방의 소음이 고스란히 들려오던 첫 자취방, 손을 세차게 흔들지 않으면 멈춰 세울 수 없던 고향의 버스 등을 묘사하며 서울이라는 도시가 한국인의 마음속에 어떤 모양으로 자리잡고 있는지를 그려낸다. 그들이 전하는 에피소드 속에서 서울은 우리 삶의 항시적 조건으로서 꽤나 결정적이고 치명적인 존재감을 뽐내며 사고방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저마다 살아가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모두가 유사한 악몽을 꾸고 있음을 작가적 고민으로 증언하는 『서울 밖 감정』은 도시 시민인 우리가 결국 무엇을, 어떻게, 왜 갈망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그 갈망으로 연결되도록 돕는다.
내가 바라본 서울은 이렇듯 온갖 야망이 경쟁하듯 공존하는 도시였다. (중략) 한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거주한다는 사실까지 고려하면 서울은 한국에서 발생하는 야망들의 집결지 그 자체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서울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나는 어쩐지 허무해졌다. 인간이라면 한 번쯤 가질 법한 온갖 욕망을 곳곳에 부려놓은 대도시 앞에서 ‘정말로 네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뭔데?’ 따져 묻고 싶어지는 것이었다. _임선우 〈너도 어서!〉
목차
탑승 시 손을 흔드시오_성해나 두 번째 만남_이기호 장면들_김현 새소리_현호정 너도 어서!_임선우 둘로 나뉘어 있다는 감각_김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