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대개 사랑을 품위 있게 그린다. 정윤서 시인의 시집 『일반적이지 않아서 미안해』는 그 예의를 처음부터 거절한다. “미안해 썩은 모과라서 120개월 전액 할부라서”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이 시집은 사랑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대신 사랑이 어디까지 통제 불능이 될 수 있는지를 끝까지 밀어붙인다. 그 질문은 시를 쓰는 행위 자체를 향하기도 한다. 「괴르츠」에서 화자 S는 J를 향한 마음을 멈추지 못하고, J는 “만나는 사람마다 시 소재로 쓰면 소비된 사람은 기분이 좋겠느냐”고 되묻는다. 통화 목록의 “애걸복걸과 생떼”를 끝내 지우지 못한 채 S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것은 사랑이었을까, 무용한 습관이었을까.
목차
1부 그것은 사랑이었을까, 무용한 습관이었을까 해바라기 샤워기 문산 로테의 레지던스 스텔스 고릴라 인 더 키친 제네시스 망상 해변 몽환의 모서리 0시의 전봇대 절대적 순간 당신이라는 무한궤도 이말산 괴르츠
2부 몸에 들어 슬프지 않은 것 James & Clara 몸에 들어 슬프지 않은 것 그늘의 배경 서울 갤럭시 노트 위의 오르가슴 강천섬 썸네일을 저장하는 방식 천 일의 밤 그래픽 카드
3부 미안해 썩은 모과라서 other, 제3의 성 일반적이지 않아서 미안해 옥합을 깨뜨린 이브 차단기 더블 침대 사랑의 정치 테스토스테론 방황기 리얼 돌 카지노 몽롱한 사랑 중독
4부 휘뚜루마뚜루 오늘 밤 같이 있자 설렁탕 벽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 채희 산고 고아 수출국 제비꽃 아니면 제비추리 북부 어떤 구름 미희 힙합 스타일 13월 오후 5시 옥상의 프랑켄슈타인 희지 하늘 버튼
5부 방울방울 한 방울로 사위어 가는 사랑땜 나 여강의 키 큰 미루나무라면 개명 하얀 새 희우 여러 맛 엄마 바닥 잠든 존재는 부르지 않을 거야 아르테미스를 만난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