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성 불완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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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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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만화를 통해 동시대 시각 문화를 탐구하는 이윤성 작가는 개인전 『불완전한 Fragmentary』에서 신작 〈라오콘 Laocoon〉 연작 19점과 〈십계 The Ten Commandments〉를 선보인다. 만화 형식을 바탕으로 현대 시각 문화를 탐구하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헬레니즘 조각 최고의 걸작으로 불리는 “라오콘(Laocoon)” 상을 회화로 재해석한다. 조각상의 유실된 조각들은 각각 나눠진 캔버스로, 남성은 여성으로, 뱀은 검은색 배경으로 녹아 교묘히 신체 일부를 가린다. 작가의 지난 〈토르소 Torso〉 연작에서 반복적으로 보이던 절단된 신체와 피의 분수는 사라졌고, 마치 흑백으로 인쇄된 만화를 크게 만들어 페이지를 잘라낸 듯한 양상을 보여준다. 이는 라오콘 본래 조각의 살아있는 듯한 표현을 일부 은폐하거나 뒤틀어 과장하는 한편, 절제된 색과 풍부한 곡선, 열락에 이르는 표정 등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준 고전의 정신은 그대로 계승한다.

주제인 라오콘을 구성하는 인물은 마치 사라진 듯한 검은색 공간에 놓여있다. 여기에 만화의 말풍선, 그리고 페이지를 나누는 선과 칸이 흰색 물감으로 재현된다. 말풍선 속의 문자(대사)는 사라진다. 페이지를 나누기 위한 말 칸과 같은 만화 기호들은 단지 회화 속 형태이자 사물이 되고, 사물들은 캐릭터를 앞에서 가리거나 뒤로 숨으며 상징적 원근법으로 공간감을 만든다.

전통적인 만화의 형식에 따르면, 만화는 칸과 칸, 여백과 여백 사이에서 파생되는 개념 속 시공간의 예술이다. 그러나 본 전시는 시공간의 체계를 보여주는 칸이나 여백이라 부르기에는 어딘지 불완전한, 19점에 달하는 크고 작은 인물들이 무수한 기호의 파편들과 함께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전시는 라오콘의 세 명에 따라 나눠진 세 개의 패널들과 다시 거기서 파생된 얼굴들을 벽면에 조합하여, 완전수(3)의 대칭성을 무너뜨리는 단순한 방식으로 계획되었다. 단 하나, 〈십계〉로 명명된 작품만 따로 떨어뜨려져 있는데, 이는 가장 큰 라오콘 3연작 속 말풍선들만으로 이뤄져 있는 특별한 작품이다. 신화와 만화의 양식들을 취사선택하는 이윤성의 작품에서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는 인물까지도 모두 비워진 〈십계〉는, 수많은 은유와 기호로 완전히 충전된 공간 속 유일한, 불완전한 창문이다.

동 제목으로 출판된 본 전시 도록은 김명찬의 사진, 안종민의 타입 운용, 초타원형의 렌더링이 더해진다. 흑백의 1도 인쇄, 유광의 표지, 칸 처리된 이미지와 글씨들, 접이식 브로마이드화 된 연작까지 만화의 다양한 특징들을 연상시키도록 제작되었다. 책은 전시의 다양한 기록들이 실제 작업과 같은 형식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구성을 취한다. 이는 단순한 기록과 재현을 넘어 3차원의 전시를 2차원에 압축, 분해, 해체하는 만화적 구성의 확장을 보여준다.

목차

1. 완전히 충전된 공간, 불완전한 창문
2. 시점과 렌더링
3. 전시전경
4. 작품
5. 기쁨을 박제하라

책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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