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대와 같은 세상을 보고 있어요.” 격변의 한양에서 펼쳐지는 애틋한 로맨스 조선시대 최초로 사진기 앞에 선 여인의 이야기
출간 직후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은 애틋한 사랑 이야기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나혜림의 장편소설 『안녕, 미스터 타이거』가 새로운 장정으로 독자들을 다시 만난다. 저자는 흔들리는 청소년의 삶을 경쾌한 서사로 꿰뚫었던 『클로버』에 이어 이번에는 개화기로 시선을 돌려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새로운 세계를 향한 의지를 피워 내는 인물의 이야기로 지평을 한층 넓혔다. 저자는 신문기사 속 한 장의 사진에서 백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세계를 응시하는 한 여성의 시선에 사로잡히게 되었고, 이 강렬한 매혹을 시작으로 이 여성의 몸을 가두었던 시대적 한계와 그 한계를 뛰어넘는 사랑의 이야기를 촘촘하게 상상해 냈다. 아리따운 목소리의 가기(歌妓) 계손향과 사절단으로 조선에 방문한 미국인 노월이 서로를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관찰하다가 우정을 주고받고 끝내 사랑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서정적이고 생동감 있게 전개된다. 주어진 삶의 한계를 넘어 더 나은 존재가 되려는 열망을 품고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자기 자신으로 살고자 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줄거리
고운 얼굴, 아리따운 목소리의 주인공 기생 ‘계손향’은 어느 날 참석한 연회에서 ‘노월’이라는 미국인을 만나게 된다. 미색의 머리칼에 시퍼렇게 매서운 눈을 가져 조선인들이 ‘푸른 눈의 호랑이’라 부르며 두려워하는 노월이지만 계손향은 그 파란 눈의 사내에게 서슴없이 다가가고, 조선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느끼던 노월은 계손향의 활기와 따뜻한 정에 이끌린다. 사진기를 가진 노월과 그런 그에게 조선의 더 많은 풍경을 보여 주고 싶은 계손향은 함께 한양을 누비며 다채로운 사건을 겪게 되고, 서로의 다른 점에도 불구하고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는데…….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노월과 기생이라는 신분에 갇힌 계손향은 과연 같은 미래를 그릴 수 있을까?
목차
쇼와 10년, 1935 계미(癸未), 1883 갑신(甲申), 1884 메이지 43년, 1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