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들과의 만남을 연기, 선의, 마흔, 행복, 사랑, 사회 등 스무 개의 키워드로 엮은 인터뷰집이다. 쓰마부키 사토시, 사카모토 류이치, 구로사와 기요시, 유키사다 이사오부터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만들어 가는 감독과 배우, 제작자까지, 서로 다른 자리에서 창작을 이어 온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작품의 한 장면에서 시작한 대화는 연기와 연출의 비밀, 삶의 상처와 정체성,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저자가 직접 보고 만난 현장의 풍경과 작품을 세밀하게 읽어내는 질문이 어우러져, 스크린 속 이미지 뒤에서 고민하고 선택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여 준다.
대화는 마지막 답변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 감독의 말이 다른 배우의 경험을 비추고, 오래전에 나눈 이야기가 시간이 흐른 뒤 새로운 의미로 돌아온다. 개성이 없다는 평가를 자신의 가능성으로 받아들인 배우, 가족의 침묵 속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아 나선 감독, 상처 입은 사람에게 살아갈 용기를 건네려는 창작자들의 이야기는 영화를 바라보는 눈과 삶을 대하는 태도를 함께 바꾼다. 저자는 익숙한 작품을 다시 보고 낯선 영화에 다가갈 실마리를 건네면서도, 그 의미를 하나의 정답으로 닫지 않는다. 좋아했던 영화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관객부터 자기만의 일을 오래 이어 가고 싶은 사람까지, 스무 번의 대화를 따라가며 영화와 사람이 서로에게 남기는 온기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