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완의 소설집 『반구대』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배경으로 선사시대의 삶을 상상해 풀어낸 표제작 「반구대」를 비롯해 「사랑의 편지」와 「은실이-땟국물 흐르던 계집아이」를 수록한 작품집이다. 표제작은 반구대와 천전리 암각화에 남겨진 형상에서 출발해, 암각화를 새기는 예술가 ‘큰별’을 중심으로 한실 부족의 생활과 신앙, 사냥과 고래잡이, 주변 부족과의 교류 등을 그린다. 큰별은 동물과 자연을 관찰하고 부족의 풍요와 생명의 환생을 기원하며 바위에 기록을 남기는 인물로, 작품은 암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그의 시선에서 상상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족장 솔개의 뒤를 이은 바람의 권력 확대와 부족 간의 갈등이 큰별의 삶과 암각화 작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큰별이 품은 예술가로서의 사명과 달리를 향한 감정, 바람의 야심과 독단이 얽히며 이야기는 비극으로 향한다. 이와 함께 수록된 다른 작품들은 서로 다른 시대와 인물을 통해 사람 사이의 관계와 기억을 풀어낸다. 선사시대의 암각화에서 출발한 상상과 개인의 삶을 담은 이야기들이 한 권에 함께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