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에 어느 날 갑자기 ‘구멍’이 생긴다. 국가결핍대응센터(NDRC)는 이를 ‘결핍’이라 부르고, 결핍이 발생한 사람들을 관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구멍을 채우기 위해 제공되는 존재가 있다.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먹을 수 있는 존재, ‘인간채소’다. 서로 다른 위치에서 결핍과 인간채소를 마주한 인물들은 국가가 만들어 놓은 관리 체계 안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누군가는 결핍자가 되고, 누군가는 제공자가 되며, 누군가는 이들을 감시하고 관리한다.
소설 『ATE』는 ‘결핍’이라는 추상적인 감정을 실제 인간의 몸에 난 구멍으로 바꾸어 놓는다. 그리고 그 구멍을 다른 인간으로 채우는 기괴한 사회를 통해 사람이 사람을 소비하는 순간 인간의 존엄은 어디까지 유지될 수 있는지 질문한다. 붉은 액체와 비릿한 냄새, 살을 씹는 감각과 끊임없이 등장하는 구멍. 건조하고 낯선 문장 속에서 인간과 음식, 치료와 소비, 생존과 폭력의 경계가 서서히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