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남아 있는 빛

아직 남아 있는 빛

나는 이제 사라지고 있는 세계를 찾아가고 있다

마이클 말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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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주와 소속감, 상실과 멸종, 파괴와 회복…
우리가 잃어가고 있지만 아직 완전히 사라지진 않은
존재들이 품은 아름답고 경이로운 이야기

기후변화로 인한 인류 멸종은 이제 더 이상 먼일이 아니다. 북극권의 들불, 해마다 점점 심해지는 폭염과 폭우, 녹고 있는 빙하와 그로 인한 산사태 등으로 생물 공동체가 해체되는 변화를 우리는 수시로 목격하고 체감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주자로서 영국에 살고 있는 영문학자 마이클 말레이는 한 종이 사라지면 세상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멸종이 전체 생명의 구조를 어떻게 바꿀지, 이 질문에 몇 년간 사로잡혀 있었다. 자연과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자연에 대해 한없이 다정하고 조심스러운 자세로 배우고, 찾아보고,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세상의 비밀에 가까이 다가가는 아마추어 탐구자로서.

『아직 남아 있는 빛』은 한낮의 빛을 오래 가득 머금고 있는 여름 저녁 하늘의 아름다움처럼, 그 자체로 경이롭지만 지구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존재들을 찾아가는 한 개인의 여정을 담고 있다. 저자 마이클 말레이는 현재 브리스틀대학교에서 영문학과 환경인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인도네시아 태생으로 열 살 때 가족과 함께 호주로 이주한 그는 이후 스무 살 무렵 영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다시 한번 영국으로 옮겨갔다. 이주자로서 정체성과 소속감, 무엇보다 ‘집’과 ‘머묾’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그가 영국 생활에 조금씩 적응해갈 수 있었던 하나의 이유는, 자연에 눈길을 주고 그 이름들을 하나씩 익히며 마음을 붙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앎이 깊어질수록 이 세계에서 사라지고 있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어쩌면 ‘카리스마 있는 종(charismatic species)’이 아니라서 매력 없다고 치부되어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들을 인식하게 된다.

그는 뱀장어, 나방, 민물진주조개, 귀뚜라미 이 네 동물을 끈기 있게 탐구하고 관찰하면서 이주와 소속감, 상실과 멸종, 파괴와 회복, 그리고 이제 우리가 잃어가고 있지만 아직 완전히 사라지진 않은 존재들이 품은 아름답고 경이로운 이야기를 차분히 들려준다. 자연과 인간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정치와 역사를 되짚으며 이 세계와 다시 관계 맺는 법을 배우는 것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는 말한다. 상실을 미화하긴 쉽다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상실에 대한 한탄이 아니라 정치와 관심과 돌봄”이며, 우리는 “아직 최악의 파괴 중 일부를 완화할 수 있고 다른 세상을 상상하고 이룰 수 있다”고 말이다.

마이클 말레이는 사람과 장소, 자연과 깊은 관계를 맺으면서 변화하는 자신의 정서적, 지적 인식을 시정이 넘치는 문장으로 들려준다. 그는 이 책으로 영국에서 ‘최고의 자연책’에 주어지는 웨인라이트 상(2024)과 리처드 제프리스 상(2023)을 받았다.

목차

아직 남아 있는 빛
11

그들이 눈을 들어 달을 보면서 기다린다 - 뱀장어
47

저녁이 되면 그들은 부르르 떨며 깨어났다 - 나방
103

그들은 유리공으로서 강에 밝은 창들을 끼웠다 - 민물진주조개
163

나 여기 있어, 나 여기 있어, 나 아직 여기 있어 - 귀뚜라미
221

포켓, 동굴, 미래
277
옮긴이의 말 298
주 302

책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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