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은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베스트셀러부터 AI, 텍스트 힙, 신춘문예, 안(온)다(정)무(해), 노벨문학상, 번역, 밈(meme)까지 『무표정과 보조개』는 작가 전혼잎이 문학 기자로 재직할 당시 책과 함께 겪었던 다양한 이야기를 하나의 얼굴로 빚은 산문집이다. 한국일보 문학 기자로 한 시절을 보낸 전혼잎은 온전한 책장 하나를 가졌으면 하고 바랐던 고시원 시절부터 문학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한 소설가의 긴 배웅을 받았던 이야기, 노벨문학상 발표 현장, 쌓인 책 너머의 생태계를 두루 가로지르는 일화 등 필요한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한다. 책이라는 현장을 누볐던 한 시절의 이야기는 책 속의 이야기가 결국 책 바깥의 세상으로부터 찾아와 읽는 이의 안쪽에 맺히는 약속이라는 것을 일러주며,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독서 안내서가 된다. 책과 함께하는 삶이 무엇인지, 기자로서 문학의 현장에 복무하는 게 무엇인지 직업적 철학을 바탕으로 소신껏 이야기한다.
독서가 취미라고 고백하는 작가의 머리말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온전히 사랑하는 마음을 지키고자 선 한 읽는 이의 책 분투기다.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책 읽기를 시작했던 한 사람이 책으로 이루어진 세계를 넘나들며 문학이라는 풍향계가 복잡한 우리 삶 가운데서도 어디를 향해 있는지, 우리는 또 어떤 얼굴을 하고 따라가고 있는지 놓치지 않고 이야기한다. 어쩌면 독서가 취미인 한 사람의 작은 이야기는, 책과 독자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이야기가 되었다. 책이 그려주는 한 시대의 표정이 우리의 자화상처럼 읽힐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 모두 “그 시절 활자 속에서 확인했던 마음들이 이제는 어떤 계절을 지나더라도 나를 혼자 두지 않을 것임을 알”게 될 테니까, 무표정에 책이 선물해준 보조개 하나를 그려보는 것이다.
목차
. 프롤로그: 취미가 독서라고 말할 수 없어서 . 문학 기자라는 이상한 직업 . 한때는 모두 앙팡 테리블 . 문학의 자리 . ‘베스트셀러’라는 미스터리의 유령 . 늙고 음울하며 회색빛의 . 신춘문예라는 몸살 . AI를 활용하면 당선이 취소됩니다 . 책 읽는 할머니가 되려면 . 여성에게 치우친 한국문학 .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예측하는 법 . 쓸 만한 책을 고르는 법 . 안다무, 문제가 될까요? . 밈은 문학을 구원할 수 있을까? . 문학 기자에게 전문성이 있나요? . 책 기사에 ‘나쁜 말’을 써도 되나요? . 불편한 문학은 고쳐야 하나요? . 비평을 요즘 누가 읽는다고 . ‘발췌독’도 독서인가요? . 한국 작가의 문학상은 왜 기쁠까? . 문학에서 ‘숫자’ 찾기 . 독서는 비싼 취미일까? . 번역이라는 불가능한 일 . 문학은 현실을 어디까지 품어야 하는가? . 에필로그: 책을 덮는 순간의 기쁨과 슬픔 . 부록: 『무표정과 보조개』 속 전혼잎 기자가 만난 작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