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는 부산을 아우르면서 가능하다면 부울경 일대의 돼지국밥집들을 가능한한 많이 다녀보고 소개하여 일종의 돼지국밥 지도와 같은 것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산만 700여곳, 울산, 밀양, 경주, 창원 등 인근 도시 일대의 돼지국밥집을 모두 일일이 방문하는 것도 한계가 있지만 수없이 많은 곳들을 모두 소개하여 지형도를 그리는 일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고민하는 지점에 이르렀습니다. 사실 이미 2017년 부산일보에서 한 차례 돼지국밥로드를 테마로 기획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7년 진행된 돼지국밥로드에서는 수많은 돼지국밥집들을 분류하고 설명하면서 돼지국밥의 맛에 대한 풍부한 자료를 대중적인 시선에서 제공했습니다. 당시의 노고들이 바탕이 되었기에 2023년부터 2025년에 이르기까지 돼지국밥의 K컬쳐로서의 입지와 위상은 지금과 같이 높아졌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는 맛과 순위를 매기는 단계를 넘어설 수 있는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검색을 통해서 우리는 돼지국밥 TOP 3, TOP 10, 돼지국밥집 100곳 탐방 등 총망라한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지난 30년간 다녀왔던 돼지국밥집들 가운데 수차례 다시 방문했던 가게들과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주변분들이 추천해주신 많은 곳들을 찾아다녔습니다! 항상 제 일에 같은 편인 남편과 돼지국밥을 특히 좋아하고 이제는 고등학생이 된 아들, 물심양면 힘이 되어주는 어머니와 함께 했습니다. 『부산미각』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돼지국밥 탐방의 기록과 시간이 벌써 5년째 접어드니 가장 큰 도움을 준 가족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합니다. “이제는 혈관에 돼지국밥이 흐르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한 마디가 덧붙습니다. “나는 내가 이러이러한 돼지국밥을 좋아한다는 걸 분명히 알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이쯤 되면 돼지국밥의 순위를 매기고 먹어본 맛집을 추천하는 것도 좋지만 어쩌면 우리 각자의 돼지국밥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이 더욱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다루어 온 연구분야 역시 정체성을 주요 키워드로 하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연결된 부분도 있습니다.
목차
발간사 5 “K-Culture in Busan” 시리즈 출간에 붙이는 글 7
서문 15 뚝배기를 마주하기 전 당신을 위한 짧은 안내서 17
우리가 여전히 국밥 앞에 앉는 이유 21 돼지국밥의 온기와 치유 23 국밥의 가치와 의미 27 · 인물스토리: 매일경제신문 영남본부장 박동민 32
전쟁, 부엌, 그리고 골목의 조건들 35 피난의 역사 속 국밥의 기원을 찾아서 37 솥과 뚝배기 이야기 46 솥, 공동체의 생존을 책임지던 거대한 심장 47 뚝배기, 미식의 완성도를 높이는 온기의 보루 49 솥과 뚝배기의 상호보완적 미학 52 뜨거운 국밥에 담긴 정서적 저항과 회복 54 정지와 솥의 기억 56 국밥 골목의 발생 64 거친 노동의 현장 부산항과 국밥 원형의 탄생 64 서면의 환승 역동성이 빚어낸 국밥의 응집력 66 구도심과 신도심이 그려낸 지리적 분할과 맛의 상징성 67 골목이 건네는 위로와 공동체적 환대의 공간 71 · 인물스토리: 부산 지역 역사학자 서용태 75
국물, 양념, 그리고 취향의 진화 79 말아먹다의 변증법 81 피로사회와 속도의 문화 83 돼지국밥이 건네는 위로의 인문학 85 마음의 온도를 지키는 힘 87 맑은 국물과 뽀얀 국물 89 맑은 국물, 고기의 순수한 풍미를 찾아서 90 뽀얀 국물, 뭉근한 시간이 빚어낸 보양의 미학 91 취향의 스펙트럼과 개별화된 미식의 좌표 93 다양성이 보장하는 국밥의 생명력 94 맛의 커스터마이징: 다대기, 새우젓, 정구지 96 할매의 레시피는 기록되지 않는다 97 다대기, 새우젓, 정구지 99 K-컬처와 커스터마이징의 진화 103 밀양식, 합천식, 부산식? 105 밀양식: 묵직하고 뽀얀 보신의 미학 106 합천식: 맑고 투명한 절제의 미학 108 부산식: 모든 형식을 품은 거대한 용광로 110 취향의 지형도: 혈액형에서 MBTI로 112 돼지국밥과 설렁탕의 어원을 찾아서 114 ‘밥’의 무게와 안부의 정서 117 설렁탕, 이름 속에 숨겨진 왕의 제사와 몽골의 흔적 118 돼지국밥, 낮은 곳에서 피어난 자생적 명칭 119 · 인물스토리: 돼지국밥집 CEO 방성훈 124
한 그릇 이후의 세계 128 국밥의 문학과 뉴스 131 문학의 뚝배기에 담긴 삶의 비애와 위안 134 뉴스 키워드로 본 현대 국밥의 흐름들 136 국밥의 문화와 영화 139 스크린의 신스틸러, 돼지국밥의 전성시대 139 ‘완뚝’의 미학: 한국인의 유별난 국물 사랑 143 다양한 음식과의 콜라보 145 클래식의 변주: 순대, 내장, 수육 백반 그리고 다양한 고기 부위의 활용 146 현대적 실험과 확장의 세계: 동파육과 만두의 가세 149 현대사회의 치유 155 뚝배기가 건네는 가장 뜨거운 철학 155 밀키트 혁명, 가방에 담긴 24시간의 정성 156 [돼지국밥 인문학] 뚝배기 한 그릇에서 끓여내는 다섯 가지 키워드 158 로컬에서 글로벌로 161 부산의 신세대가 선택한 도시의 자부심 161 · 인물스토리: 부산관광공사 중화권마케팅 매니저 조경식 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