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나. 체한 것이 다 내려간다.
이렇게 어찌하지 못하는 마음들을 한 개의 단어로 뽑아낸
인류의 섬세한 안간힘이라니.”
_이병률(시인)
“나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건 네 글자의 성격 유형이 아니라,
내 마음을 담아낼 수 있는 나만의 단어들이다.”
_오진승(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닥터프렌즈〉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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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슬픔도 수십 개의 이름으로 안아줄 수 있다”
“괜찮아”, “그냥 그래”, “짜증 나”.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일렁이지만, 그 마음을 담아내는 단어는 늘 몇 개뿐이다. 서운함도, 억울함도, 무기력함도, 지침도 결국 “짜증 나” 한마디에 눌러 담아 버린다. 그러나 심리학에는 ‘감정 세분화(Emotional Granularity)’라는 개념이 있다. 감정을 정확히 쪼개어 이름 붙일수록 그 감정에 덜 휘둘리고 스트레스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실제로 UCLA 교수 매슈 리버먼에 따르면,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 위협을 감지하는 뇌의 경보 시스템이 진정되고 충동적인 반응이 줄어든다. 감정을 언어로 옮기는 순간, 우리는 그 감정에 끌려가는 대신 그것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이 책에 그 능력을 되찾기 위한 단어 70개를 담았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요일마다 어울리는 열 개의 감정 단어를 배치해 하루 한 장씩 읽어 나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불안한 마음에 이름을 붙이는 월요일부터 다시 살아갈 용기를 건네는 일요일까지, 일주일의 감정 흐름을 그대로 따라간다. 각 단어는 그리스어, 일본어, 독일어 등 세계 각국의 언어에서 길어 올렸다. 한국어로는 정확히 옮기기 어려운 결의 감정들을 어원과 함께 소개하고, 그 단어가 왜 지금 내 마음을 설명하는지 다정한 에세이로 풀어냈다. 단어마다 곁들인 문장 하나, 그리고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세 가지는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내 마음을 가만히 마주 보게 만든다.
이 책은 거창한 심리 치료서가 아니다.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매일 펼치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책을 펼친 순간만큼은 마음에 솔직해지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하나씩 단어를 되찾는 동안 무뎌졌던 마음은 조금씩 또렷해지고, 그 또렷함은 언젠가 나를 흔드는 감정 앞에서 무너지지 않도록 힘이 되어 줄 것이다.
같은 슬픔도, 같은 불안도, 이름을 알면 다르게 안아줄 수 있다. 오늘, 당신의 마음에 꼭 맞는 첫 단어를 만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