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수많은 거래를 하며 살아간다. 대부분은 아무 문제 없이 이뤄지지만, 어떤 거래는 당사자들이 원하고 서로에게 이익이 되어도 도덕적으로 용납되지 않는다. 심지어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여긴다. 왜 어떤 거래는 허용되고, 어떤 거래는 금지되는가? 우리가 혐오하는 거래는 정말 해로운가.
앨빈 로스는 이러한 거래를 가로막는 힘을 ‘혐오(repugnance)’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혐오는 단순히 개인적으로 싫다는 감정이 아니다. 거래 당사자들은 기꺼이 거래하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제3자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나서서 막으려는 상황, 이것이 혐오다.
201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시장 설계(market design) 분야의 세계적 석학 앨빈 로스는 『금지된 거래의 경제학』에서 우리가 시장 밖으로 밀어내고 금지해온 거래들을 하나씩 들여다본다. 성관계와 결혼, 대리모와 입양 같은 사적이고 내밀한 영역부터 술과 마약, 고금리 신용대출과 비상시의 가격 폭등, 혈액과 혈장, 신장 이식, 의료조력사망과 백신 임상시험까지 인간 삶의 거의 전 영역을 아우른다.
왜 우리는 어떤 거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가?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주고 위험한 일을 맡기는 것은 착취인가,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주는 것인가? 대리모 계약은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는가, 두 당사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거래인가?
이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혐오는 개인의 취향을 넘어 시장의 작동 방식과 사회의 규칙을 결정하는 강력한 힘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하지만 혐오감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거래를 금지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을까? 사람들이 ‘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 거래와 실제로 해로운 거래는 반드시 같은 것일까?
목차
이 책에 쏟아진 찬사 프롤로그 일상을 지배하는 혐오와 금기의 거래들
1부 내밀한 문제들의 경제학 1장 성관계 2장 출산 3장 가족, 결혼과 입양
2부 피해와 보호의 경제학 4장 술과 마약 5장 금융에서의 신용과 바가지요금
3부 삶과 죽음의 경제학 6장 의료조력사망 7장 백신과 인체 실험 8장 혈액과 돈 9장 신장 이식과 장기매매